그는 한때 격리당하던 장소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이 과학자와 요원들로 붐볐던 때가 기억나지만, 살덩이인 그림자들만 남게 되었고, 다행히 그것들이 그의 몸을 보거나 얼굴을 안 봐, 서로를 무시하며 지냈다.
그는 굳이 무엇보다 무서워하는 밖에 나가지 않았다. 밖에 나가길 꺼리는 이유는 저 그림자 중 하나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가 자신을, 자신의 얼굴을, 자신의 몸을 보는 것이 더 끔찍하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을 보는 게 아니라 태양이 자신을 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태양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밤에 밖에 나간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그걸 시도하기에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어두운 기지는 홀로 숨어 매일 흐느끼기에 낙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여느 날처럼 혼자 서럽게 울고 있을 때, 그는 어느 한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흐느낌 사이로 도움과 음식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조금씩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방에 도달했을 때, 그녀는 두려움에 가득 찬 비명을 질렀다. 창백한 괴물이 방의 모퉁이에 앉아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소리에 놀란 그는 뒤로 돌아섰다. 한 여자와 그녀의 손을 잡은 한 여자아이가 보였다. 여자는 봤다. 얼굴을 확실하게 봤다. 그때 자신이 오랫동안 느끼지 못한 감정인 분노를 느껴, 소리를 질러 앞에 서 있는 여자가 놀라게 하고, 그녀가 잡고 있던 소녀의 손마저 놓고 도망가게 했다. 그는 자신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ㅏ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지의 복도로 나가 계단 밑으로 튀어 나가자, 화가 가라앉은 그는 무언가 기억났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봤다고, 그의 얼굴을, 그의 얼굴을, 나의 얼굴을.
그때, 그의 사냥 본능이 다시 한번 더 발동해, 그녀가 바로 아래층에서 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기 손을 머리 위로 올린 뒤, 허물어져 가는 기지의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손톱이 바닥의 균열로 점점 깊이 파고 들어가, 결국 새롭게 창조한 길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벽을 연달아 부수고, 자신의 사냥감을 잡으러 가기 위해 길을 만들어 갔다. 정신없는 돌진에 콘크리트는 부서지고 철근은 뒤틀렸다. 여자는 계속해서 달렸다. 그녀는 어깨 뒤를 봐 괴물이 자신을 잡으러 점점 더 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뒤를 볼 동안 자신이 밖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까먹고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채 "씨발."라고 중얼거렸다.
그때, 그녀의 머리부터 시작해, 몸이 녹기 시작했다. 코가 머리에서 떨어져 땅에 튀는 소리를 냈다. 그리곤 한쪽 눈이 머리뼈에서 나오고, 떨어져 나간 눈은 힘줄로 겨우 매달렸다. 힘들게 그림자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미 다리는 붉은 살덩어리 진흙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곤 입이 녹아 덮일 때까지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괴물은 격렬하게 죽어가는 사냥감을 바라보며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뒤에서 조금 전 여자가 아닌 누군가 흐느끼길 방해하기 전까지.
그는 뒤로 돌아섰다. 여자의 손을 잡고 있던 작은 소녀가 앞에서 그녀의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었다. 소녀가 눈을 다 비비고, 눈을 뜨자, 창백한 괴물의 얼굴을 봤다.
(…)
(…)
아무 일도…
(…)
(…?)
…아무 일도 없다고?
소녀는 그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봤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화가 안 났다? 그는 당황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접근했다. 그래, 그와 아이는 눈을 마주쳤지만, 소녀는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 작은 소녀는… 맹인이었다.
소녀는 여전히 도움을 구하며 울고 있었다. 또 다른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소녀는 누군가와 같이 있다고 짐작했다. 그리곤 손을 앞으로 뻗어 무언가와 부딪치지 않으려 하면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접근했다. 소녀가 괴물을 만지자, 작은 소녀는 작고 순진한 목소리로 "엄…. 엄마?"라고 했다. 이 단순한 한마디는 괴물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생 슬픔과 분노만을 느낄 줄만 알았던 괴물은 이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는 소녀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쳐다봤다. 희망을 바라는 작은 소녀, 안아주는 것을 허락한 소녀를 안아주고, 소녀도 안아줬다. 그렇게 둘의 울음소리는 그쳤다.
그들은 같이 살았다. 괴물은 친구를 찾았고, 작은 소녀는 보호자를 찾았다. 괴물이 소녀와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지금까지 짐승 취급을 받던 자신이 진짜 사람 같다고 느꼈다. 아무도 잔혹한 괴물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났다. 소녀는 괴물과 지내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예상이 갔다.
그는 놀랍도록 훌륭한 부모였다. 소녀를 위해선 어떠한 대가도 치를 수 있었다. 괴물은 대부분 생존자에게서 훔쳐 오긴 했지만, 음식도 가져다줬다. 소녀가 철근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그때 괴물은 격분하여 철근을, 사냥감을 파괴하듯 부숴 버렸다. 철근을 긴 손가락으로 잡아 앞에 있는 벽으로 처박고, 벽이 박살 날 때까지 치면서 격분하여 소리를 질렀다. 이후에 그곳엔 철근은 남아 있지 않았고, 소녀는 그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다. 소녀는 괴물과 함께 지내 깊은 신뢰를 하고 있었고, 괴물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신경 쓰이는 것은, 작은 소녀를 사냥하려는 살덩이리 그림자였다. 그것들은 소녀 엄마의 목소리를 따라 해 밝게 빛나는 태양으로 끌어들이려 하거나, 아니면 그냥 죽이려 했다. 하지만 그것들이 성가시게 할 때마다 괴물은 그것들을 처치했다.그림자이 따라하는 목소리는 괴물의 비명 때문에 소녀에게 닿지 못했다. 괴물은 어떠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소녀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단 하루, 한가지가 모든 것을 파괴했다.
괴물이 소녀와 폐허가 된 기지에서 놀고 있었다. 그러다 생각에 빠졌었다. 그는 태양에 대해 생각했는데, 그것은 태양이 뜨는 순간을 망친, 붉은 괴물이 그의 날을 파괴하려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었다. 그때,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뒤를 돌아보니, 작은 소녀가 근처에 없었다. 그는 주변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작은 소녀는 그곳에 없었다. 소녀는 밝은 태양 빛의 입구에서 두 발자국 뒤에 있었고, 태양 빛을 막아줄 곳에서도 두 발자국 뒤에 있었다. 소녀는 그림자의 목소리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림자가 그녀 엄마의 목소리를 따라 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는 흐느끼는 괴물의 것이었다
그는 뛰었다. 출구를 향해 뛰었다. 자신의 사냥감을 쫓을 때 보다 더, 더 빨리 뛰었다. 그에 반해 소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를 흉내 낸 가짜 목소리를 따라갔다. 소녀를 잡아 멈출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소녀는 이미 바깥이었다. 작은 소녀는 자신의 한 팔이 녹기 시작하자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괴물은 주저 없이 태양 빛을 막아주던 건물을 빠져나오고 태양을 직면했다. 결국 자신도 녹아내렸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작은 소녀를 녹이고 있는 태양 빛을 막아줬다. 그 고통은 극심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소녀를 지킬 수 있는 한, 그는 자신이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소녀만은 살아남길 바랬다.
괴물은 소녀가 태양 빛이 닿지 않게 보호해 주며 끌고 와서 기지로 돌아왔다. 소녀는 의식이 없고, 왼팔도 없는 상태였다. 그의 몸은 계속 녹아내려, 자신도 곧 있으면 저 살덩이 중 하나가 될 것이었다. 그리곤 소녀를 마지막으로 보고 소녀의 팔에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소녀의 팔이 더 이상 녹지 않았다.
그는 소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최대한 빠르게 기지로부터 뛰쳐나갔다. 다리가 완전히 녹을 때까지 뛰었다. 더 이상 기지가 보이지 않았다, 이젠 바다가 보였다. 자신의 눈이 녹아내리는 것을 보곤 누워서 바다 위에 태양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그리곤 아주 크고 길게, 슬픔과 분노가 섞인, 1마일에서도 들리고 먼지가 땅에서 떠오를 정도로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괴성이 멈췄다. 정적만 남기고, 오직 죽음의 정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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